일기

병원 응급실이 익숙해 질 나이구나...

풀꽃처럼 2021. 12. 27. 11:02

2021. 12. 20 담낭 제거시 추출된 담석

얼마전 11월말 응급실에 제발로 들어와선 담낭에 돌이 있는 걸 발견했다. 수술 날짜를 잡고 담낭을 떼어 냈다. 담낭 속에 1.5cm 크기와 여러 작은 돌이 들어 있었다. 2년전 건강검진에선 7.5mm 였는데 2배로 커져있었다. 수술 다음날부터 옆구리가 아파 계속 진통제를 맞았다. 수술후 아픔이 있다고 해서 그런줄 알았다. 퇴원후에도 계속 옆구리가 하루에 한 두번 아팠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26일 저녁 10시부터 통증이 줄어들지 않았다. 길어야 1시간이면 통증이 끝나는데 아픔이 계속되었다. 응급실에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2~3시간 고통속에서 서성거렸다. 

 

새벽 1시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택시를 부르고, 병원 응급센터를 찾았다. 수술 경과와 증상을 설명하고 진통제만 처방해 달라고 했다. 11월말 응급센터에서 피검사, X-레이, 심전도, 소변, CT까지 검사했기에 진통제만 요구했다. 진통제를 한 번 맞았지만 효력은 없이 계속 아팠다. 두 번째는 다른 진통제를 맞았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고통이 사라졌다. 이제 퇴원할 준비를 할려는데 다시 옆구리가 아파온다. 다시 진통제를 맞았지만 효과가 없다. 의료진은 옆구리를 두드린 후 아픈곳을 찾고선 요로결석을 의심했고, 다시 피검사, X-레이, 심전도 검사, 소변 검사를 권유했다.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다시 검사를 위해 굵은 바늘이 혈관을 째고 들어오는 아픔에 몸을 맡겼다.

응급실에서. 수액을 보충받고 있는 나무처럼 그렇게 시들시들 천정을 보고 누워있다

아니나 다를까 소변에서 피가 검출됐다. 이는 요로결석이란 결정적 증거다. 의료진은 CT촬영을 했고, 양쪽 콩팥엔 잔돌이 있었다. 왼쪽 콩팥 가까운 곳에 돌이 막고 있었고 콩팥은 약간 손상되었단다. 요로결석은 산전 고통과 비슷한 수준이란건 이미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몸으로 체득했다. 의료진은 강력한 진통제를 내 몸에 투입했고, 진통은 빠르게 진정되었다. 26일 저녁 10시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꼬박 밤을 새웠다.

 

원인모를 아픔이 수술 후유증이 아니었다. 신장결석이란 새로운 고통이 몸에 생겼던 것이다. 원인은 알았으니 많은 물과 운동이 필수다. 담석 제거 수술로 한 달 동안 운동금지다. 많은 물과 걷기로 요로를 막고 있는 돌을 물로 밀어내야 한다. 건강은 건강할때는 절대 알 수 없다. 공기는 공기 중에선 결코 알 수 없다. 병이 고통으로 찾아올때, 공기없는 물 속에 있을때 공기의 소중함을 안다. 거저 주어진 건 없다. 감사하지 않는 인간의 교만이다. 당연한 건 없다. 모든 것이 주님께로부터 거저 받는 은혜다. 나의 나 된 것은 없다. 주위의 도움과 주님의 은혜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 돌은 콩팥 입구를 지나 방광 근처까지 온 것 같다. 방광 위쪽이 아프다. 돌이 물에 밀려 내려왔을까. 소변과 함께 배출되길 소원한다. 이제 응급실은 친근한 사랑방처럼 낯설지가 않다. 병원 특유의 냄새가 어색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눕고 일어나고, 화장실 가고, X-레이 찍는다. 나이든거다. 중고차의 부품이 하나하나 떨어져나가듯 내 몸도 그렇게 삐걱삐걱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