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리딩 - 출애굽기 26~30장 (16일째) :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
모세는 주님이 시내산에서 보여준 그대로(25:40) 성막을 만든다. 무려 25~30장(6장)에 걸쳐 세세하게 지시한다. 성경을 읽을때 첫 장애물(?)이다. 창세기에서 인간의 원죄와 그들의 자손을 둘러싼 갈등과 배신, 위기와 화려한 결말은 한 편의 역동적인 문학을 읽는 것처럼 가슴을 뜨겁게 한다.
출애굽기에 들어오면 이스라엘의 원망과 딱딱한 법률, 6장에 걸쳐 자세하게 묘사한 성막 짓기는 진창에 빠지는 느낌이다. 믿음이 꾸준함을 먹고 자라듯, 성경 읽기도 그렇다. 처음에는 암호처럼 보이지만, 한 번 두 번 반복될 때마다 하나씩 발견되는 단어(?)들이 보물찾기 하듯 튀어 나온다.
성막 건립에 이렇게 많은 분량을 할애했을까? 분량이 많다는 건 이집트 탈출 후 성막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종살이에서 벗어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선 주님이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 그들과 동행하기 위해선 주님이 그들과 함께 거할 처소가 있어야 한다. 성소는 '이동하는 시내산'이 될 것이다. 시내산에 경계를 긋고 함부도 드나들지 못하도록 성막 역시 구분되어져야 하기에, 상세하게 기록하지 않았을까.
성막에선 두 개의 방이 나온다. 성소(the Holy Place)와 지성소(the Most Holy Place)다. 지성소는 대제사장만이 1년에 한차례 들어갈 수 있다. 성소는 길이와 너비, 높이가 각각 약 10m, 5m, 5m고, 지성소는 약 5m, 5m, 5m다. 아파트 1층 높이를 약 2.7m로 보면 성소의 높이는 약 4층, 지성소는 약 2층 높이가 된다.

지성소와 성소의 사이에는 휘장으로 봉인되어 있다(26:31~33). 휘장은 길이와 너비가 각각 약 5m이고, 두께는 10~15cm 정도다(유대 랍비 전통 문헌에 의하면 솔로몬 성전의 휘장은 길이 약 6m, 높이 18m, 두께 20cm 정도라고 한다). 휘장의 크기가 정확하진 않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찢을 수 없는 크기와 두께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을때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었다(마 27:50~51).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의 피를 힘입어 휘장 가운데로 들어갈 기회를 얻었으며, 휘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라고 증거한다(히 10:19~20).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왔고, 하나님과 인간을 화목하게 하기 위해 중보자로 왔다. 구약에서 이스라엘이 주님의 은혜로 선택받았듯이,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은혜의 보좌앞에 나갈 수 있다. 구약과 신약은 중보자인 예수 그리스도로 연결되어 있다. 성경의 반복 읽기는 구약과 신약을 점액질처럼 끈끈하게 연결하는 절구질이다. 반복해서 읽을수록 곱게 갈리는 낱알처럼 주님의 신실함을 맛볼 수 있다.
주님은 성막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만나고, 그들 가운데 머물면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된다(29:43~45). 지금도 예수 그리스도는 믿는자와 함께 영원히 함께 한다(마 2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