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리딩

바이블 리딩 - 민수기 4 ~ 8장 (25일째) : 책의 종교, 말씀의 종교

풀꽃처럼 2022. 2. 7. 05:45

4장은 레위 지파 중 고핫, 게르손, 므라리 자손은 아론 가문의 지시하에 성막과 물품들을 광야에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레위 지파 내의 직분차이는 광야의 반역사건 배경이 된다. 5~6장은 부정한 사람의 처리와 신실치 못한 아내, 나실인의 규율과 제사장의 축복 선언에 대한 규례들이, 6장은 각 지파 지도자들이 바친 순서와 제물, 8장은 성막의 등잔을 차려 놓는 방식과 레위인 봉헌식을 진행한다.

아내의 간통을 밝히는 절차는 성경을 읽는 과정에서 가장 기이한 규례다. 아내가 남편에게 신실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경우 증거가 없이 의심만 있을 때의 절차를 규정한다. 반대로 남편의 간통을 밝히는 절차는 없다. 어찌보면 의심만으로 판단하기에 실효성이 없어 보이는 규정처럼 보인다. 이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남편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여성을 단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현대인의 시선으로 보면 지극히 남성의 시각에 편협되어 있다. 고대 근동지역은 여성을 소유물의 하나로 여기기에 약자를 보호하는 조치로 추정된다.

주님이 모세에게 말한 위치는 중요하다. 출애굽기에서 주님의 영광이 성막에 가득찼을때 모세는 들어갈 수 없었다(출 40:34~35). 레위기에선 주님은 성막에서 모세에게 말한다(레 1:1). 모세는 주님께 말씀드릴 일이 있을때마다 성막으로 갔다. 민수기에선 모세는 지성소에서 주님의 말씀을 들었다(7:89). 지성소 언약궤 안에는 주님의 말씀이 새겨진 십계명 두 돌판이 있다. 주님의 말씀이 지성소에 임재한 주님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은 토라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특권과 책임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어찌보면 기독교는 책의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주님의 말씀'에서 비롯된다(롬 10:17). 말씀에 기반하지 않는 믿음은 뿌리가 약할 수 밖에 없다.

책의 종교, 기독교

제사장의 축복 기도(6:24~26)는 오늘날 교회에서 예배시간 말미에 축도로 널리 사용된다. 주님은 말씀을 통해 축복한다. 축복은 말씀의 순종 여부에 달려있다. 말씀에 불순종할 경우 주님은 우리들의 기도를 듣지 않고(사 1:15), 평안을 얻을 수 없다(사 48:22).

여호와는 네게 福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願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恩惠 베푸시기를 願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向하여 드사 平康주시기를 願하노라 (민 6:24~26)

히브리어 원문에는 단어 수가 각각 22절이 3개(2+1), 23절이 5개(3+2), 24절이 7개(4+3)로 점점 증가되는 구조다. 글자 갯수도 22절이 15개(3×5), 23절이 20개(4×5), 24절이 25개(5×5)로 이루어져 있다. 청중들은 축복 기도를 들을 때 점점 복의 크기가 확대되고 증가되는 느낌을 받도록 문장은 구성되어 있다. 축복 기도를 들을 때 주님의 은혜는 무한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달받는다.

주님이 거룩하기에 정결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구분했다(구분 기준 여하를 떠나서). 레위인은 일반 백성들로부터 구별된다. 남자나 여자나 누구든 일정기간 나실인 서약으로 구별된 삶을 선택할 수 있다(6:3). 주님이 거룩하기에 그를 따르는 백성도 구별된 삶을 살 때 주님의 축복이 임한다. 예수도 복음서의 곳곳에서 구별된 삶을 요구한다. 가령 우리 중에 위대하고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예수는 모든 이를 섬기기 위해 자기의 목숨을 몸값으로 치렀다(마 20:26~28).

But among you it will be different. Whoever wants to be a leader among you must be your servant, and whoever wants to be first among you must become your slave. For even the Son of Man came not to be served but to serve others and to give his life as a ransom for many (Mat 20:26~28, NLT).

개역 개정에는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20:26)'란 부분을 NLT 성경에선 'But among you it will be different'로 표현했다. 레위기와 민수기에서 이방인의 삶과 구별되는 규례를 예수는 삶 속에서 구체화하고 본을 보였다. 기독교인의 세상 살아가는 방식은 달라야(different) 한다. 주님이 거룩하여 구별되었고, 예수가 순종의 본을 보였듯이, 기독교인은 세상의 가치관과는 달라야(different) 한다. 올라가기 위해선 내려가야 한다. 예수는 하늘보좌에 오르기 위해 죽음으로 내려갔다. 우리는 세상을 따라가는가, 세상과 다르게 가는가. 구별되었는가 구별'없이'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