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리딩 - 룻기 1 ~ 4장 (48일째) : 주님을 볼 수 없다고 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룻기는 사사 시대의 이야기다. 주님은 가나안땅에서 각 지파별로 땅을 유산으로 배분한다. 그들은 약속의 땅을 지켜야 한다. 땅은 그 자체로 주님의 약속이고, 주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이기 때문이다. 땅을 떠난다는 건 주님의 소명을 저버리는 행위다.
그러나, 사사 시대는 자기 뜻대로 자신이 왕처럼 모든 것을 결정한 믿음이 없던 시대다. 모압의 이스라엘 땅 침략으로 괴롭힘을 받고 있는데, 기근까지 닥치니 엘리멜렉은 가족을 이끌고 편안하게 보이는 곳으로 보이는 모압으로 이주한다. 임시로 살려고 간다고 기록되어 있지만(1:1), 10년 동안 모압에 머무른다(1:4).
그 곳에서 엘리멜렉과 나오미는 두 아들을 모압 여인과 결혼시킨다. 싯딤에서 모압 여인들과 이방신을 섬기며 음행으로 24,000명이 죽은 사건을 기억하자(민 25:1~9). 모압 땅에서 나오미를 제외한 엘리멜렉과 두 아들은 죽는다. 나오미는 계속해서 모압 지방에 머무른다. 그런데 베들레헴에 풍년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두 며느리와 모압을 떠날려고 한다(1:6). 여전히 나오미는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동한다. 경제적 풍요가 삶의 우선순위다.
며느리 오르바는 나오미를 떠나고, 룻은 "어머님의 겨레가 내 겨레이고, 어머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1:16, 새번역)"라고 고백하며 나오미와 함께 베들레헴에 도착한다. 모든 것이 가득 찬 채로 베들레헴을 떠났던 나오미는 주님께서 텅 빈채로 돌아오게 했다고 고백한다. 남편, 아들 둘, 며느리 오르바, 재산까지 잃었다. 베들레헴의 땅도 팔려고 내 놓았다. 자기 소견대로 풍요를 쫓아 갔는데, 그 끝은 인생의 가장 밑바닥이었다.
주님의 은혜는 이방 여인 룻을 통해 회복될 것이다. 룻은 우연히 보아스의 밭에 가서 이삭을 주우며 나오미를 부양한다. 나오미는 보아스가 기업 무를 자임을 알고는 룻과 보아스의 결혼을 모색한다. 보아스는 자신보다 우선권이 있는 기업 무를 자에게 의무를 요구하지만, 상대방은 거절한다. 나오미의 땅을 산 후 희년이 되면 돌려줘야 하고, 룻과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후견인이 되어 돌봐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소견에 의하면, 밑지는 장사였다.
보아스는 나오미의 기업 무를 자가 되어 룻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 아이의 이름은 오벳이다. 나오미의 가문은 이제 대를 이어 갈 수 있게 된다. 보아스는 여리고 성이 함락될 때 살아남은 가나안 여인 기생 라합의 아들이다(마 1:5). 룻은 모압 여인이다. 오벳은 다윗의 할아버지다(4:22). 라합은 다윗의 고조 할머니고, 룻은 증조 할머니다.
아비멜렉, 나오미, 두 아들, 며느리 오르바, 보아스보다 기업 무를 권리가 우선했던 친척은 자기 소견대로 살았던 사람들이다. 룻은 그렇지 않았다. 나오미의 주님을 자기의 하나님으로 고백한다. 새롭게 인생을 시작한 오르바처럼 따라 가지 않는다. 베들레헴에 이르러서도 가문을 잇기 위해 늙은 보아스에게 자신을 맡긴다.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은 각자 자기 소견대로 살았지만, 이방 여인 룻은 자기 소견대로 살지 않고, 주님을 신뢰한다.
오히려 속 사람으로 유대 사람인 이가 유대 사람이며, 율법의 조문을 따라서 받는 할례가 아니라 성령으로 마음에 받는 할례가 참 할례입니다. 이런 사람은,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칭찬을 받습니다 (롬 2:29, 새번역).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은 주님의 총회에 영원히 들어올 수 없음(신 23:3)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룻은 그리스도의 계보에 기록된다. 룻은 모압 여인이지만 주님을 섬겼고, 고향을 떠나 베들레헴에선 나오미를 극진히 부양했다. 외형은 모압 여인이었지만 속은 믿음의 사람이었고, 주님에게서 칭찬을 받은 사람이었다.
룻기에는 주님이 직접 등장하거나 말씀하지 않는다. 주요 인물들의 신앙고백과 대화, 사건 등을 통해 주님을 볼 수 있다. 룻기를 통해 말하는 사람들의 신앙을 통해 주님을 발견한다. 지금도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말과 행동을 통해 주님은 드러난다. 그렇다면, 오늘 나는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할까... 주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까. 그렇게 살고 싶은 그리스도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룻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