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체험 살아보기
농촌체험 살아보기, 하동 의신마을 16일째 ; 산나물 산채 비빔밥 만들기 체험
풀꽃처럼
2023. 4. 10. 13:00
과거 보릿고개 시절, 아낙네들은 산나물을 뜯어와선 부잣집 부인을 찾는다. 주인은 산나물을 보고선 바가지에 쌀을 담아서 건네주고 산나물을 가져가는데 이를 '나물서리'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존심을 상하지 않고 보릿고개를 넘길 양식을 얻고, 부잣집은 이웃에게 값을 치르고 산나물을 얻는 풍습이었다.

의신마을을 둘러싼 산속에서 직접 채취한 산나물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다. 고사리, 취나물, 고추나물, 두릅, 쑥부쟁이, 고구마 줄기 등 산나물에 직접 만든 청국장과 고추장을 얹어 쓱쓱 비빈다. 비빔밥을 제대로 비빈 후 숫가락보다 크게 담아선 입에 한가득 넣어야 비빔밥은 완성된다.
이어령 선생은 비빔밥은 한국 문화의 진수라고 말했다. 옛날 입춘이 되면 왕은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진 오훈채를 내렸다. 서로 색깔은 달라도 하나로 뭉치라는 의미였다. 색깔과 맛이 다른 나물들이 하나 될 때 비로소 비빔밥이 완성되듯 이질적인 사람들이 하나 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라는 의미였다.
그런 점에서 요즘 세계를 주름잡는 K팝과 K드라마, K영화는 한국의 비빔밥 문화가 잘 드러난 장르들이다. 서양 음악과 한국 음악, 한국 정서가 하나로 어우러져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빔밥 그릇 안에선 혼자 튀려는 나물은 없다. 그저 그릇 속에서 하나 될 때 제대로 맛이 난다. 입 안에서 씹을 때마다 다른 맛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비빔밥은 음식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