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作/디카시

말의 무게

풀꽃처럼 2023. 9. 5. 15:14

대화를 주제로 피카소 화풍으로 그렸다 (bing image creator)

번지르하다고 빛나는 건 아니다
말이 많다고 유창한 건 아니다
말과 말이 오갈 때 말의 무게를 느낀다

말의 무게는 그 사람이 지나온 흔적만큼 나간다
말의 무게는 양이 아니다
말의 무게는 말들이 공간을 채우면서 무게가 드러난다

수식어는 말을 채우는 깃털처럼 흩어진다
말은 그 무게를 등에 지고 나온다
그 무게 없음의 가벼움에 내 말을 봉인한다

상처의 무게만큼
겪었던 경험만큼
말의 무게는 강철처럼 단련된다

흩날리는 말일까?
부서지는 말일까?
입속에서 부지런히 무게를 측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