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作/디카시
소년이 되는 날
풀꽃처럼
2025. 6. 13. 18:49
한 달 더하기 일주일
세차하듯 깔끔해지는 날
파르르 깎인 머리는 상쾌하다
유일하게
섬세한 손길이
몸에 닿는 날
이발소의 투박한 손
움직임에 털려 나오는 담배 냄새가 아닌
부드러운 향기와 섬세한 손
사각사각 썰려나가는 머리칼
눈을 감은 채
온몸이 부드러워진다
삶도 이렇게 섬세하다면
세세하게 썰려나간 머리칼처럼 산뜻해진다면
잘려나간 즐거움이 다시 자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