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책이 없는 날들이란...

풀꽃처럼 2021. 6. 9. 16:49

밥 맛이 없을때처럼 살 맛이 없거나, 책읽을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 빈둥빈둥 시간에 떠밀려 간다. 그대로 방치했다간 원시인으로 돌아가, 생각하지 않는 인간처럼 된다는 건 상상하면 두렵다. 그럴때 내용이 가벼운 책, 얇은 책, 손에 잡았을 때 번개처럼 휘리릭 책장이 넘어가는 책을 선택한다. 그런 책이 잡힐 때까지 책을 검색한다.

야외에서 나무로 불을 지펴야 할 때, 작은 불꽃에도 불이 잘 올라붙는 불쏘시개를 골라 서서히 큰 나무로 불을 옮기듯, 책에 대한 맛이 떨어졌을 때, 몸 속에 책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 손에 책이 잡히지 않을 때, 그렇게 불쏘시개용 책들을 읽는다. 대부분 가벼운 에세이지만 내용이 있어야 한다. 요즘 에세이들은 쓸데없이 종이를 낭비하는 내용들이 범람한다. 책을 내어야만 성취감이 있다거나 얼굴이 선다는 의식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던져 버리고 싶은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니면, 가벼운 만화이면서도 독서 의욕을 끌어올리는 만화라든가, 등산이나 전기에 관한 만화로 독서 근력을 키우기 위한 워밍업 도구로 활용한다.

데비 텅,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中

저자의 책에 대한 애정 레벨을 최대 Lv.10라 한다면, 내 수준은 Lv.4 정도 될 것 같다.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은 내 수준을 훌쩍 뛰어 넘었다. 그래서 부러우면서도 따라가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행복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책을 다시 분발해서 읽어야 겠다는 의욕이 솟구친다. 그녀는 지극히 홀로 있는 걸 좋아하는 내성적 성격처럼 보인다. 그러나, 책에 대한 애착만큼은 너무나 열정적이다. 손에 책을 얹고, 눈에 글자 하나하나를 입력해, 마음에 새기고, 행동으로 나오도록 분발해야 겠다. 설령 읽기만 하고, 내용을 잊어버려도 좋다. 책은 그 자체로 나에겐 친구이자 위안이자, 오늘을 버틸 수 있는 지렛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MBTI 유형은 INFJ형이고 난 INTJ형이다. 둘이 만나면 침묵 만이 내내 줄줄 흐르는 답답한 시간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