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탄소없는 의신마을 산골일기 ; 인생의 동력은 모순이다.
매일매일 산골은 다른 모습으로 새벽을 깨운다. 요즘은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점령했다. 밤새 쏟아부었던 빗방울이 새벽만 되면 잦아든다. 사람들이 잘 때는 무서리치도록 비를 내리더니 아침이 되어선 수면모드로 잦아든다. 산골생활이 새로우면서도 단조롭다. 자연은 늘 새롭고, 인간은 항상 단조롭다. 정해진 삶의 패턴이 없으면 인간은 나태해진다. 매일 삶의 수고로움에 치이면 찌든 삶에 휴식을 바라지만, 무작정 시간이 주어지면 삶이 피폐해진다. 인생이든 자연이든 모순으로 얼기설기 이루어졌다. 결혼하면 자유를 꿈꾸고, 자유로우면 속박을 꿈꾼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는 하필이면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먹었다.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비가 오면 홍수..
일기/산골일기(하동 의신마을)
2023. 7. 6.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