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함에 대하여> 여전히 그대로인 장발장의 사회에 대하여
1948년 제주 4.3사건으로부터 20년이 흐른 뒤였다.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12년 남겨둔 때였다. 1968년 2월 베트남은 제주와 광주의 중간에 놓였다. 19살 처녀 응우엔티탄은 옷이 벗겨진 채 논바닥에 쓰러져 신음했다. 두 가슴은 난도질당해 피가 흘렀다. 20년 전 제주에 들어온 토벌대원들처럼, 12년 뒤 광주에 투입될 공수부대원들처럼, 마을에 들어온 해병대원들은 포악했다. 과거의 토벌대원들과, 미래의 공수부대원들과, 오늘의 해병대원들은 생김새가 닮았고 같은 언어를 썼다. 홍세화, 언제나 주류 미디어에선 볼 수 없는 곳의 아픔, 번영 뒤에 가려진 부분을 긁어내는 저자의 글들에 늘 반성한다. 청춘시절 '생각의 체계'를 자리잡는데 큰 부분을 차지했던 저자의 글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 각..
독서
2021. 5. 30.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