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봉래산 둘레길 #2, 변화무쌍한 자연의 경이
앞 베란다는 바다요, 뒷 베란다는 봉래산이다. 여름에 접어들자 바닷가 날씨는 아침, 오후, 저녁 천차만별이다. 구름이 앞을 가렸다가도 금새 걷히곤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 지금은 산허리 위로 구름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집 뒷산의 급경사를 10분 정도 오르면 봉래산 둘레길에 이른다. 어제까지 며칠간 비가 내려 산은 물기를 머금고 차분하다. 운무가 내려 앉은 둘레길은 생각도 습기에 젖은 것처럼 가라앉는다. 누군가 물었다. 걸을 때 무슨 생각 하느냐고. 특별히 생각하는 건 없다. 그냥 생각이 바람처럼 어느 곳에서 불었다가 알지 못하는 방향으로 사라지듯 생각은 그렇게 머리를 훑고 지나간다.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없으니 그만큼 생각거리는 줄었다. 언제나 개와 함께 산책을 나서고 있는 사람을 지나치고, 절을 지..
일기
2021. 6. 14.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