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탄소없는 의신마을 산골일기 ; 산골에선 가을이라 쓰고 겨울이라 읽는다
산정상부터 가을의 전령사인 단풍이 편지를 위로부터 아래로 써 내려간다. 태양도 점점 늦잠을 자고, 오후 4시가 되면 산능선으로 내려간다. 햇살은 뜨거운 여름에는 마당에만 머물다가 가을이 되면서 방안 가득 허락도 없이 들어온다. 이젠 따사로운 햇살이 그리워지는 시간이 되었다. 태양은 그대로인데 지구가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면서 북반구와 태양사이의 거리가 멀어진 만큼 추위가 들어선다. 반대로 남반구는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져 여름이 된다. 지구가 태양주위를 365일 공전과 매일 자전을 하고, 동시에 위아래로 움직이기에 그 속에 사는 호모 사피엔스는 사계절을 맛본다. 사피엔스의 존재가 워낙 자그마하기에 우주를 날아가는 지구를 느끼지 못한다. 지구라는 행성에 얹혀살면서 그 고마움을 알지 못한 채 오직 이기심만 ..
일기/산골일기(하동 의신마을)
2023. 11. 1.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