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탄소없는 의신마을 산골일기 ; 책 피서
여름 무더위가 제철을 만났다. 아침부터 폭염경보 문자가 스마트폰을 진동시킨다. 햇살이 쏟아지는 거리를 걸으면 피부가 따가우면서 뜨겁다. 한 끼의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10분 정도 걸으면 몸은 통구이가 된다. 흡사 흡혈귀가 빛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여름 햇볕을 피한다. 장마가 끝난 여름거리는 하늘에서 따갑고 뜨거운 열화살을 지구로 마구 쏘아댄다. 햇살은 하늘에서 쏘아대는 화살 같아서 햇살일지도 모른다. 하동도서관 마당에는 네모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그 귀퉁이에는 걸터앉은 소녀상이 있다. 소녀는 책을 무릎에 펼쳐놓고 턱을 괸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무더위와는 상관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허공에 앉아 있다. 도서관이나 책 관련 상징물을 보거나 명언들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뛴다. '무엇인가를 읽고..
일기/산골일기(하동 의신마을)
2023. 8. 7.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