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농촌체험 살아보기, 하동 의신마을 49일째 ; 섬진강 평사리 달마중

농촌체험 살아보기

by 풀꽃처럼 2023. 5. 28. 15:16

본문

사회적 지역기업 하동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가 운영하는 야간투어인 섬진강 평사리 달마중은 국내 야간관광 100선(https://url.kr/lgj73z)에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통영의 밤바다 야경투어, 부산의 달맞이 언덕 문텐로드, 동래읍성지 야간경관,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서울의 반포한강공원 등이 있다.

너른 평야같은 은빛 모래의 평사리 백사장
참가자들이 모래의 감촉을 느끼며 강변을 걷는다

오늘은 달은 여전히 떠 있지만 먹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평야처럼 넓은 은빛 모래가 뒤덮은 강가에는 하늘의 달을 맞이하기 위한 인공 보름달이 놓여 있다. 산들거리는 봄바람이 부드럽게 강물을 따라 흐른다. 놀루와의 조문환 대표가 직접 안내를 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어둠이 내리면서 무대주위로 모여드는 참가자들

그를 따라 모두들 손에 노란 달빛 전등을 하나 켜들고 평사리 강가를 걷는다. 신발을 벗으면 모래의 감촉이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를 자극한다. 적당하게 빠지며 걷는 모래 촉감이 온몸을 신선하게 자극한다. 그동안 신발에 빼앗겼던 땅의 질감과 감촉을 직접 몸으로 받아들인다.

달에게 보내는 희망 편지

섬진강에서 재첩을 채취한 사람을 뒤로하고, 참가자들은 달에게 보내는 편지를 종이배에 띄워 본다. 섬진강 강바람이 세게 불어 배는 역류하지만, 그래도 좋다. 늦은 봄 저녁, 달마중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은 낭만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백사장 무대 앞에 자리한 체험자들
본격적인 달마중 춤사위가 시작된다

모두들 평사리 모래사장에 설치된 달 조형물 가까이에 앉아 무용단의 달맞이 공연, 시낭송, 국악 피리 연주의 공연을 자연이 마련한 무대에서 손에 달빛 전구 하나 켜놓고 감상한다. 뒤에서는 강바람이 불어오고 앞에서는 달맞이 콘서트가 진행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동편제 수궁가를 열창한 장면이다. 한국의 판소리는 관객의 반응에 따라 흥이 결정되고, 현장에서 즉석 스토리가 전개된다. 판소리 사이사이 추임새로 관객과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흥이 돋는 무대다. 정해진 악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연주와는 견줄 수 없는 독특한 장점이다.

언제 들어도 새롭고, 듣는 와중에 나도 모르게 추임새를 넣고, 관객과 함께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는 판소리가 대중들 사이에 널리 널리 퍼지길 기원한다.

마지막 순서는 달마중 극치의 미인 월광 소나타다. 모든 불을 소등하고, 평사리 백사장에 편안히 누워 월광 소나타를 온몸으로 들으며 달을 받아들이는 의식이다. 태양빛은 강렬해 직접 볼 순 없지만, 태양빛을 반사한 은은한 달빛은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오늘은 달이 안 보여 가슴속에 달을 그리며 듣는다.

문학수도 하동답게 시낭송으로 달마중에 한창인 무대

섬진강 평사리 달마중은 바람소리, 새소리, 구름이 스치는 소리 등 자연의 음악과 인간의 협연으로 둥그런 보름달 아래에서 인간과 자연이 만나는 시간이다. 도시의 부서진 감성을 은은한 달빛으로 꿰매고 치유하는 시간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