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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탄소없는 의신마을 산골일기 ; 세상의 중심에서 겸손을 외친다

일기/산골일기(하동 의신마을)

by 풀꽃처럼 2023. 11.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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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보이는 맞은편은 푸른학이 산다는 청학동 삼신봉 능선이다. 태양에서 지구로 빛이 도착하는데는 8분 20초가 걸린다

 

중화사상은 중국이 최고이며 모든 것이 중국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사상이다. 중국은 당나라 시기 세계 경제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발달한 막강한 국가였다. 명나라 시대 환관 정화는 1405년 난징에서 출발해 인도양, 중동, 아프리카 동부 해안까지 항해할 정도로 함선 건조기술이 뛰어났다. 당시 중국의 문화와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에 부러울 것이 없는 중화주의에 충실한 국가였다.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와 차이점은 점은 정화의 원정은 중국의 위대함을 선전하는 목적이었고, 콜럼버스는 베니스에서 독점했던 무역때문에 인도로 가는 동쪽 길이 막혀 서쪽으로 나아갔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이라는 중화주의에 머물러 있었고, 서유럽의 변두리(?)였던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은 적극적으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을 침탈하고 결국은 중국마저 유린해 버렸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홍대용은 자신이 선 곳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외쳤다. 중국이 지구의 중심이 아니라 조선이 지구의 중심이라고 주장했다. 지구는 둥글기에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자연스럽게 지구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중화주의에 집착했던 조선을 깨우치는 외침이었다.

그러나,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로 범위를 확장하면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부속 행성에 불과하다. 태양이 50억 년 뒤에 기능을 다해 빛을 잃어버리면 지구는 암흑 속에서 모든 생명체는 죽고 마는 부속 행성이다. 아니면 태양이 부풀어 올라 뜨거운 열기에 지구는 타 죽을지도 모른다. 나아가 태양조차도 은하계의 일부로 공전하는 주변계에 불과하다.

태양도 다른 별들과 함께 은하수 중심 주위를 돌고 있다. 시속 82만 8천 킬로미터(지구의 공전속도는 시속 10만 7천 킬로미터, 마하 87)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돌지만, 은하 둘레를 공전하는 데는 약 2억 3천만 년이나 걸린다. 그런 점에서 누군가는 중국(中國)을 중심(中)  국가(國)가 아닌 차이나로 부를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볕좋은 날 양줍한 새끼 길냥이 외출중

 

어느 사회든 자기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거나 돌아가야 한다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채 독고다이(?)처럼 무례함을 보이기도 한다. 지구에서 모든 개인은 세상의 중심위치이면서 태양과 우주의 변두리에 불과하다. 주체성을 가지되 겸손함을 함께 갖춰야 함을 태양을 통해 배운다. 따뜻한 뙤약볕이 감사한 산골의 겨울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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