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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독서

by 풀꽃처럼 2021. 4. 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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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방식이 무엇을 성취하고 소유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성경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의 가치를 고민하게 된다.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노아 시대의 사람들은 욕망과 탐욕의 포로가 되었고, 노아는 그 가치관을 등지고 방주를 만들었다.  노아에게 선택의 기준은 ‘이익이 되는가’의 기준이 아니라 ‘옳은 것인가’의 문제였다.  이것이 우리가 선택을 앞두고 붙들어야 할 가치가 아닐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만일 우리 생애가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더 비싼 집, 비싼 자동차, 명품 옷을 소유하지 못했음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좀 더 사랑하지 못하고, 좀 더 남을 위해 살지 못했던 삶을 후회할 것이다.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를 지탱하는 진정한 가치다. 쉬지 않고 달려가는 삶을 잠깐 멈추고 진짜 소중한 것들 것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박양규,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中

 

자본주의 속에 살면서 우리들의 성경 읽기나 설교도 자본주의가 묻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윗의 물맷돌 부터 홍해의 갈라짐, 갈멜산의 흥미진진한(?) 대결 등 영웅을 중심으로 한 서사적 순종이란 스토리에, 99% 이상의 로또 낙첨자들처럼 꿈만을 꾸었던 적이 얼마나 많은가.  성경 속에는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하고, 하나님께선 직접 나타나기도 대화하기도 예지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아무개 같은 우리들말이다.

 

성경을 펼치면 홍해 갈라지듯 찬란한 하나님의 역사가 시야에 들어오지만, 성경을 닫으면 퍽퍽한 삶의 현실이 누런 황야에 먼지 풀풀 날리며 언제나 목마른 아무개들처럼.  유튜브의 수많은 간증 역시 로또 당첨자들처럼 말하지만, 유튜브를 닫으면 다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답답한 일상의 아무개들처럼.

 

이 책은 일상의 아무개들의 관점에서 성경 읽기를 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라서 공감이 간다.  로또 당첨자가 아닌, 매주 로또에 낙첨되어 일주일 꿈으로 사라지는 연기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아무개들도 성경의 곳곳에 숨겨져, 지금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있다는 것을.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개의 시점에서 삶의 지침을 얻는 책이라고 하지만, 추천사를 쓴 이들의 면면은 아무개가 아닌 것이 '아주 아주' 걸리적거리지만 읽기를 권할 만한 책이다.  아무개를 위한 책이라면, 진짜 아무개들이 추천사를 써야 마땅하지 않을까.  추천사란 자고로 '이 책을 좀 읽어 주십사' 하는 마케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책팔기의 일부'이며, 자기 책을 돋보이게 화장하는 아무개가 아니될려는 특출한 것으로 보일려 하기에.  작가는 글로 승부해야지, 지금은 마케팅 책팔기로 보편화된 아무개 아닌 추천은 종이 낭비일 뿐이라 생각한다.  추천사 품앗이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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