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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나더라운드> : 폭음으로 인생을 아름답게 그릴 수 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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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꽃처럼 2022. 1. 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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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로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극중 역사 선생은 따분한 중년이다. 역사를 가르치는 수업은 밋밋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싫어한다. 같은 학교 선생이면서 친구인 4명(역사, 심리, 음악, 체육)은 심리교사 친구의 40세 생일 파티에서 역사 선생의 따분함을 걱정하며 혈중 알콜 농도 0.05%를 유지하면 사람이 적당한 수준에서 창의적이고 활발해진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친구를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꺼냈던 가설이었지만, 이들은 이 가설을 자신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기로 하고 실행에 옮긴다.

같은 학교 선생이자 친구들

역사 선생은 출근해서 화장실에서 술을 0.05%가 되도록 마신다. 물론 음주 측정기로 수치를 정확히 측정한다. 가설이 맞는지 생체실험을 해야 하니깐. 술을 마신후 평소에는 복도에서 인사도 하지 않았지만, 동료를 보고 인사하고, 수업 시간을 활기차게 진행한다.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수업집중도가 올라간다. 음악, 체육 수업도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도 하고 참여도도 올라간다.

역사 선생의 활기찬 수업 장면

역사 선생은 술을 마신 후 학교 생활도 즐겁고, 소원했던 부부 사이와 가족도 행복해지는 듯 보인다. 그리고 이들은 좀 더 알코올 농도를 올려 실험에 착수한다. 0.08%는 알코올 중독을 부를 수 있는 경계 수치까지 접근한다. 급기야 0.2%까지 도전하고 그들은 마트와 바에서 술주정을 하고, 이불에 오줌싸고, 길거리를 방처럼 새벽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따분한 중년을 활기차게 할 수 있는 실험으로 접근하지만, 이제 술은 알코올 중독 수준까지 나간다. 마지막 장면 친구의 장례식을 치르고, 졸업 축하를 하는 학생들과 어울리는 춤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극중 초반 극도로 춤을 꺼렸던 역사 선생은 뮤지컬 공연의 주인공처럼 술과 함께 화려한 춤사위로 거리를 누비며, 마지막 장면은 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새처럼 정지화면으로 마무리 된다.

따분한 중년의 삶에 혈중 알코올 농도 0.05%는 죽어 있던 활력을 소생시킨 마법의 숫자다. 술을 안 마시는 사람까지도 오늘 포도주 한 잔 하고 싶어지게 하고, 큭큭하며 웃게 만드는 영화이면서 중년의 위기와 해방구를 향해 몸부림치는 헛헛함을 보기도 했다.

덴마크 영화며, 덴마크 원제목은 <DRUK>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폭음>이다. 음주가무로 이렇게 코믹하게 될 수 있다면 세상은 아름다워 지겠지만, 영화일 뿐이다. 현실은 고래고래 싸움하며 악다구 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몸으로 느끼기도 했고, 살아온 날만큼 확인하기도 했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삶의 윤활유가 되지만, 술에 적당이란 건 없다.

주연 배우는 매즈 미켈슨. 선이 굵은 연기를 하는 연기파 배우다.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덴마크 개봉 포스터 &lt;폭음&gt;
한국 개봉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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