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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아녀(江湖儿女)>, 의리냐 사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화

by 풀꽃처럼 2021. 6. 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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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6세대 감독 지아장커(贾樟柯)의 작품이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상영금지된 작품이 있을 정도로 중국 사회 문제를 다루었다.  이번 작품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의 서부대개발을 조명하는듯 하지만 실상은 남녀간의 애증문제가 주제다.  2018년 9월 중국에서 개봉했고, 한국은 2021년 6월 개봉했다.

남자 주인공 빈은 산시성 다퉁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두목이며, 여자 주인공 치아오는 그의 연인이다.  남자는 여자에게 '인생은 버티는 거다'고 조언하지만 그는 버티지 못했다.  그의 부하들과 세수대야에 중국 전역의 술을 종류대로 부어 '의리'를 외치며 하나됨을 주장했지만, 그는 의리를 버리고 떠났다.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는 그를 위해 5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  출옥후엔 그를 찾아가지만, 그는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었다.  그녀는 강호에서 벗어나 방황하는듯 하지만, 다시 강호로 돌아와 버티는 삶을 선택했다. 

 

강호에서 버텨야 하고, 의리를 외쳤던 남자는 버티지도 못하고 의리를 버리고 떠났다.  남자를 위해 수형생활을 겪고, 다른 여자에게 사랑을 빼앗겼던 여자는 강호에서 의리로서 버텼다.  남자는 이후 사고를 당해 다시 여자에게 왔고, 여자는 강호의 의리로서 품었다.  남자는 다시 사랑을 원했지만, 강호의 여자는 애증을 넘어섰기에 남자는 떠난다.  여자는 애증은 있지만 쫓아가진 않으며 영화는 끝난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을 보여주지만, 영화의 배경일 뿐이다.  영어 제목 <Ash is Purest White>처럼 화산의 뜨거운 불속에서 나온 화산재가 가장 깨끗한 것처럼 여자는 고난의 불구덩이를 통과하며 강호의 여자로 단단해졌다.  사랑에 약한 것이 여자고, 사랑에 강한 것도 여자다. 

 

이 영화를 알고리즘식으로 본다면 아마도 중국의 서부대개발처럼 급격하게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시점에서 자본을 추구한 남자와 의리를 추구한 여자의 구도로 볼 수도 있겠다.  중국에선 삼국지의 관우가 재물신으로 숭배되는데, 자본주의와 관우가 결합해 의리보다는 재물을 쫓아가는 중국 자본주의에 강호의 의리를 들이대는 돌멩이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국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관우를 앞세워 재물을 탐욕스럽게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는 중국인'이란 말이 그냥 나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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