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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살아보기, 하동 의신마을 53일째 ; 드디어 수료식이라니...

농촌체험 살아보기

by 풀꽃처럼 2023. 6. 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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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하동 의신마을에서의 농촌체험이 끝나간다. 벌써 3개월이 흘렀다니.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꿈같은 시간이 흘렀다. 수.료.식....이라...

한 명 한 명 수료장을 받았다

11시 하동군 귀농귀촌 담당자와 그동안의 소고를 나누고, 의신베어빌리지 대표이자 의신마을 이장인 김정태 님이 진행하는 수료식에 체험자들은 한 명 한 명 호명된다. 3개월간 신세를 진 마을주민들도 참여해 소담하고 웃음이 흐르는 가운데 진행된다.

너무 즐겁게 지냈던 시간들이라 울컥하는 마음을 누르고, 저마다 수료장을 받아 든다. 낯설었던 사람들이 모여 정이 들었다. 지옥은 긴 숟가락으로 자기 먼저 먹으려다 먹지 못했지만, 천국은 긴 숟가락으로 상대방을 떠 먹여 주기에 모두 배불리 먹었다는 말처럼 체험자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지냈던 것 같다.

의리와 신의가 있는 義信마을에서 지냈다는 것이 체험자들의 행복이다.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이라면,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이란 말처럼 행복은 늘 흔하디 흔하게 우리 주위에 널려있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만족할 때 행복은 강물처럼 흐른다.

3개월간 체험자들에게 베풀어 준 호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도움을 준 마을주민들께 한 끼 식사를 대접했다. 하늘아래 첫 동네라 주문할 수 있는 메뉴는 중국요리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먹는 음식은 진수성찬보다 한 수 위다.

지족자(知足者)는빈천역락(貧賤亦樂)이요 부지족자(不知足者)는 부귀역우(富貴亦憂)니라. 명심보감 안분 편에 나오는 말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거나 천하더라도 또한 즐겁게 살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하거나 귀하더라도 역시 근심스럽다란 뜻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끝없이 더 가지려는 욕망을 부축이고 있다. 지금은 소비 자본주의라 할 만큼 SNS든 오프라인 매체든 소비를 통해 만족을 채우라고 유혹한다. 콜라가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 더 가진다고 행복한 게 아니다. 부자는 소유의 크기가 아니다. 부자는 타인을 위해 쓴 돈과 봉사의 크기다.

세계적 지성인인 중국의 린위탕(林语堂, Lin Yutang) 부부는 영화를 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지만, 그들은 도서관에서 책 한 꾸러미를 빌리곤 등불아래 앉아 책을 읽는 기쁨을 누렸다. 가난하다는 의미가 고통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오히려 기쁨이라고 역설했다. 더 가지려고 경쟁적으로 달려 나가는 소비 자본주의에 어퍼컷을 날렸다.

인생은 누구나 두 번째 산을 오른다. 첫 번째 산이 경쟁적으로 산을 올랐던 중장년 까지라면, 두 번째 산은 경쟁과 상관없이 경치를 즐기며 오르는 산이리라. 그런 점에서 의신마을에서의 3개월간의 체험은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기간이었다.

수료식 후 한자리에 모여 추억 한토막 남긴다

농촌체험 수료식은 다시금 새로운 출발선으로 옮기기 위한 전환점이다. 물심양면으로 애써준 사무장, 기꺼이 먼 곳까지 달려왔던 국장,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과 지지와 농촌생활의 키워드를 제시한 이장님께 체험자의 한 사람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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