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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일째 2코스, 다시 그 시작점으로

올레길

by 풀꽃처럼 2021. 4. 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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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9(목)
지금까지 올레길을 두 번 완주했다. 올해는 세 번째다. 지금까진 제주시에서 출발해 동쪽 성산일출봉을 지나 남쪽의 서귀포, 서쪽의 애월을 거쳐 다시 제주에서 마무리 했다. 올해는 성산쪽에 한달 살이 숙소를 정한후 무리하게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가볍게 걷기로 했다.

<제주 올레 전체 구간>

그 출발점은 2코스 15.6km 광치기 해변에서 출발한다.

<2코스 출발점 성산 일출, 광치기 해변>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 해서 만든 올레길 간새 표식은 정겹고 귀엽다. 언제나 그렇지만 출발은 상쾌하다. 온 몸의 근육 세포가 100% 충만한 상태다. 걸음은 가볍고 기분은 상쾌하다. 땀을 흘릴 틈도 없이 대수산봉 정상에 섰다.

<대수산봉 정상에서 조망한 성산일출봉>;
<2020년 2월 광치기 해변의 일출 1>
<2020년 2월 광치기 해변의 일출 2>

올레는 제주방언으로 좁은 골목이란 뜻이다. 골목의 특징이 갑자기 나타나는 풍광처럼 제주올레는 곳곳에서 숨은 자연을 안겨준다.

<2코스 말방목장 인근의 메밀밭>
<2코스 야생 뱀딸기 군락>

올레길은 쉼이다. 머리를 쓰지 않고, 다리와 몸으로 길에 쓰는 일기다. 첫 코스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다리의 근육이 아우성친다. 작년 여름의 꼭지점인 7월말~8월초 18일간 올레길에서 혹사시켰던 몸이 반응한다. 출발점의 상쾌함은 잊은 채 지금은 왼쪽 무릎 근육의 세포들이 대동단결해 온 몸을 선동한다. 피곤하다고.

<오조포구에서 바라 본 성산일출봉>
<혼인지 가는 길 위에서>

인생 반백년을 지났지만 여전히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겉모습은 알겠는데 그 속은 도저히 알 수 없다. 하루에도 수만번 요동치는 마음의 물결에 흔들린다. 마음 속을 걷기 위해선 길을 걸어야 하고, 가장 가까운 머리에서 마음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다리가 걸어야 할 가장 먼 길을 걸어야 알 수 있을까.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길에서 흔들리며 걸었던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흔들리며 걸어가는 데칼코마니 같은 판박이에 놀라울 뿐이다.

첫 올레길 함께 했던 온 몸으로 철학을 했던 , 그래서 좋아했던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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