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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살아보기, 하동 의신마을 18일째 ; 지리산 국립공원 하동분소 탐방해설

농촌체험 살아보기

by 풀꽃처럼 2023. 4. 1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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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지리산 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하동군 화개면 일원에 생물, 자연, 기후변화, 역사, 환경 등 5개의 테마를 갖춘 복합 탐방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귀농귀촌 체험을 진행 중인 의신마을에는 '반달곰 생태학습장',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빨치산과 화전민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지리산 역사관', 신흥마을과 의신마을을 계곡을  따라 사색하며 힐링하는 2시간 코스의 '의신옛길'이 있다. 그 외 쌍계사와 불일폭포, 칠불사 등의 생태테마존이 있다.

지리산에 관해 설명중인 해설사

오늘은 지리산국립공원 하동분소를 방문했다. 해설사의 친절하고 해박한 해설로 지리산을 더욱 가까이 알 수 있었다. 지리산에 정착한 지 20년이 되었고, 풀꽃 하나하나를 소중히 다루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지리산에는 1천 미터 이상의 봉우리가 38개나 있다고 한다. 대충 10개 안팎인 줄 추측했는데 38개란 말에 다들 놀랬다. 현재 지리산이 있기까지 많은 사람이 수고했지만, 특히 산청 출신의 지역사학자인 서영식(1938~1991) 선생은 20년간(1950~1970) 지리산 전역을 조사하고 기록한 <지리산 입체 모형도>와 <지리산 역사 문화 자료집>은 놀라울 뿐이다.

위성도 없던 당시 일일이 종이로 10m 간격으로 등고선을 만든 <지리산 입체 모형도>는 수입의 거의 대부분을 종이를 사는데 투입했을 정도라고 한다. <지리산 역사 문화집>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도 세세하게 기록한 지리산의 역사와 현황을 보며 지리산에 한평생을 바쳤음을 알 수 있었다.

지리산의 뜻은 일반적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으로 달라진다(異)'는 뜻으로 알고 있다. 선생이 수집한 자료를 보았더니 '이성계가 왕이 될 야욕을 품고 팔도 명산에 기도를 올렸는데 모든 산신은 승낙하였으나, 지리산 신만은 반대하였다는데 지리산 산신은 충으로 이성계의 뜻을 거역해, 이성계는 왕이 된 후 지리산에서 그를 반대할 이인(異人, 지식인 智識人)이 배출될 것이라 하여 지리산 산신을 전라도로 귀향 보낸 것에서 얻은 이름이며(智異山), 경남도에 있는 지리산을 전라도 지리산으로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라는 새로운 해석이 흥미로웠다.

이조시대 지리산 명칭에 관한 설명

남해 금산의 보리암 동쪽 삼불암 아래에는 이성계가 100일 동안 기도를 드린 끝에 산신령의 감응을 얻어 왕이 되었다는  전각이 있다. 그는 1388년 고구려 옛 영토인 요동정벌을 신의주와 중국 단둥 사이에 있는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았기에 정통성 차원에서도 천신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다.

지리산은 쿠데타를 일으킨 이성계를 받아주지 않을 만큼 범접할 수 없는 명산이다. 의신마을에 있는 '지리산 역사관'에도 최후의 빨치산 대장인 이현상의 최후 격전지를 소개한 자료처럼 지리산은 쉽게 굴복하는 산이 아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1967년 한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3개도(경남, 전남북)에 이르며 8,6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식생이 무너지더라도 지리산만 잘 보존한다면 복구할 수 있다고 해설사는 설명한다.

지리산은 역사, 문화, 생태 등 알아가기엔 너무나도 큰 산이다. 어머니 같은 지리산은 모든 생명을 품어준다. 비가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내리듯이, 지리산은 모든 생명을 품에 안는다.

야외관찰로에서 지리산 식생을 탐방중인 체험자들
개불알꽃으로 불리웠던 봄까치꽃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식물학자들이 꽃의 이름까지 창씨개명을 시켰다. '개불알꽃'은 요즘 '봄까치꽃'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며느리밑씻개' 풀은 일본어의 '의붓자식 밑씻개'란 말에서 미운 '의붓자식' 대신에 '며느리'로 대체해 한국의 며느리는 졸지에 의문패 당해 억울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풀꽃 이름들도 하루속히 제대로 된 한글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

해설사와 함께 야외에서 지리산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관찰하는 탐방로를 걸으며 야생초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주말에 탐방 예약을 하면 해설사 분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한 번쯤 들러서 지리산을 알아가고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맘을 가졌으면 하는 체험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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