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을 금지했던 바리새인들과는 달리 예수 그리스도는 생명을 살리는 일을 했다. 입으로 들어오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않지만, 입에서 나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는 본질을 말했다. 비단 중동지역의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관습뿐이랴. 세계 각국에 숙변처럼 또아리를 튼-법칙처럼 당연하게 해야만 하는-악습들이 얼마나 많은가.
뉴욕 양키스의 투수였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는 올해 일본 프로야구로 복귀했다. 그는 포수들이 포구할 때, 포수 글러브 소리가 '팡, 팡'하며 크게 울리는 효과보다는 프레이밍(Framing)을 잘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투수가 공을 던져 최종 포수 글러브에 들어갈 때, 포수들이 의식적으로 최종 포구시 글러브를 스트라익존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프레이밍이란 포수가 심판에게 유리한 판정을 받을려고, 포수 글러브를 자연스럽고 교묘하게 움직이는 행위를 말한다. 프레이밍을 통해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게, 포구시 소리가 크게 들리는 효과보다는 중요함을 강조해, 일본 프로야구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 생활속에도 허례허식은 없는지 경계해야 한다. 축하의 자리가 되어야 할 결혼식, 위로의 자리가 되어야 할 장례식장이 돈봉투만 왔다갔다 하는 일상화된 악습부터 고쳐야 한다. 사람들을 많이 동원하는 것이 자신이 세를 과시하는 듯한 못된 자랑질을 근절해야 한다.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여 제 이름으로 등기를 해 두었어도 그들의 영원한 집, 그들이 영원히 머물 곳은 오직 무덤뿐이다 (시49:11, 표준새번역).
집 안에 적절한 인테리어와 소품은 보이지 않는 내 마음에 짐을 들이는 것과 같다. 마음에 하나 둘 짐이 쌓이면, 움직이고 사색할 여백이 줄어든다. 사색으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마음을 비워내듯 집안도 단순하고 담백하게 해야한다. 세상의 보이는 짐들은 날마다 덜어내고, 영원한 하늘의 것으로 채워야 한다. 육체를 벗어야 할 때 집안에 비치된 짐들을 최대한 가볍게 해, 후속처리를 할 사람의 수고를 덜어야 한다. 보이는 것은 내려놓고, 보이지 않는 믿음이란 영원한 보물로 채워야 한다. 세상 물질로 내 몸과 거처를 채우면, 마음엔 채워야 할 공간이 그 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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