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멜렉은 기드온이 세겜 지방의 첩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아비멜렉이 세겜 친척의 힘을 빌어 지도자의 위치를 차지할려 한다. 세겜의 친척들은 우상인 바알브릿 신전의 돈을 아비멜렉에게 주고, 그는 기드온의 아들 70명을 죽이는데, 그 중 1명 요담만은 살아 남는다.
요담은 아비멜렉의 부당함을 주장한 후 그를 두려워해 피해 산다. 아비멜렉이 이스라엘을 3년 동안 다스린다.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에게 반기를 들자 세겜을 공격해 살육을 저지른다. 아비멜렉이 망대를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한 여인이 맷돌을 던져 아비멜렉에게 치명상을 입혀 죽이고 만다.
아비멜렉의 사례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형제까지 살인하는 이방 풍습이 이스라엘에 들어온 사건이다. 가나안 땅에서 성막이 머물렀던 세겜에서 '언약의 주인', '언약의 바알'이란 뜻의 '바알브릿'을 숭배한다. 이러한 이방 풍습은 그들에겐 이젠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권력을 쫓아가는 사람, 주님의 자리에 스스로 올라 이스라엘의 왕이 되려는 사람이 맞이하게 될 비참한 최후를, '내 아버지는 왕이다'란 이름의 아비멜렉이, 이름 모를 여인의 돌에 맞아 죽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사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아비멜렉 다음에는 잇사갈 지파 돌라가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23년 동안 사사가 된다. 그 뒤 길르앗 사람 야일이 22년동 이스라엘 사사가 된다. 그의 아들 30명은 나귀를 타고 다녔고, 30개의 성읍을 가지게 된다. 기드온이 왕이 될려 했던 것처럼 야일 역시 그의 아들은 왕자처럼 행세했다는 점에서 사사의 성격이 변질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주님 앞에서 악을 저지른다. 바알 신들, 아스라롯과 시리아의 신들, 시돈의 신들, 모압과 암몬의 신들, 블레셋 사람의 신들을 섬겨 더 이상 주님을 섬기지 않는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은 그 지방의 무수한 토속신들을 섬겨 18년 동안 이방 나라로부터 억압을 당한다.
암몬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려고 접근하자 이스라엘 백성은 고통이 극심해지고, 비로소 주님께 부르짖는다(10:10). 주님은 '내가 모든 나라로부터 너희를 구원했는데, 너희는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겼으니, 그들에게 가서 구원해 달라고 해라'고 그들의 도움을 거절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죄를 지었음을 고백하고 주님이 구원해 주길 간구하고, 이방신들을 제거하고 주님을 섬긴다. 주님은 이스라엘이 겪는 고통을 보고만 계실 수 없게 된다(10:16).
입다는 용사다. 그는 길르앗 사람이며, 창녀가 낳은 아들이다. 길르앗의 아들들이 아버지의 유산을 받을 수 없다고 입다를 쫓아낸다.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에 쳐들어오자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에게 찾아와 통치자가 되어 줄 것을 요청한다. 입다는 그들의 요청대로 통치자가 되어 모압과 대치한다. 장로들은 주님께 묻지도 않고, 입다를 찾아가고 입다는 그들의 청을 받아 들였다.
길르앗의 장로들은 주님에 의해 입다를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삼은 것이 아니다. 입다의 전투적인 용맹때문이다. 입다 역시 이스라엘의 머리가 되는 조건으로 그들을 도왔다. 기생의 아들이며, 그들로부터 받았던 멸시를 보복하기를 원했다. 길르앗의 장로들과 입다는 주님께 묻지 않았다. 그들의 '자기주장'에 따라 행동하고 결정했다.
주님이 입다를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불렀다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입다의 등장은 주님이 하는 일이다. 주님은 때때로 인간들의 불신앙적인 계획을 통해서도 주님의 일을 이루신다.
주님의 영이 입다에게 내린다. 입다는 암몬 자손이 있는 쪽으로 나아가며 '암몬 자손을 이기고 돌아올 때,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먼저 나를 맞으러 나오는 그 사람은 번제물로 드리겠다'고 주님께 서원한다. 주님이 입다를 통해 모압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다. 입다가 승리하고 돌아올 때, 무남독녀인 딸이 나오자 그는 옷을 찢으며 괴로워한다. 그의 딸은 처녀의 몸으로 죽는다.
입다의 어리석은 서원이 초래한 비극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인간이 자기주장을 의지할 때 초래하는 비참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입다는 그의 삶을 주님께 드리는 표시로서 번제를 제시하지 않았다. 주님이 승리를 주시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인간적인 조건으로 번제를 제시했을 뿐이다. 딸을 번제로 드리는 입다의 슬픔에 가득한 부르짖음을 통해 그의 태도를 알 수 있다.
입다의 승리 소식을 들은 에브라임 지파는 입다에게 왜 자신들을 부르지 않았느냐고 책망한다. 입다는 너희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도우러 오지 않았다며, 길르앗 사람들을 불러 에브라임 지파 42,000명을 죽인다. 기드온은 에브라임 지파를 적당한 말로 달랬지만(삿 8:1~3), 입다는 동족을 죽이는 내전을 일으키고 말았다. 에브라임 지파는 자기 영광을 구했다. 기드온 시기에는 살아났지만, 입다 시기에는 죽음을 당하고 만다.
주님은 당신의 뜻을 인간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에 있는 부정의와 폭력의 존재가 주님의 악함이나 부재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님은 인간에게 지배권을 부여했다(창 1:26~28). 우리들의 불신앙과 불순종은 주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주님은 여전히 신실하시다(10:16).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한국의 대선판은 전례없이 출렁대고 있다.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하는 선거가 될 듯하다. 폭력과 부정의가 세상에 넘친다고 주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주님은 '자기주장'을 앞세워 고통당하는 인류가 회개하고 돌아오길 기다리는 신실한 분이시다. 인간이 '자기 뜻대로' 맘대로 행동하는 '탕자(蕩子)'라면, 주님은 그러한 '탕자'가 돌아오길 하염없이 기다리고 받아주는 '탕부(蕩父)' 이시다. 탕자는 자신의 것을 모두 소진해서 죽음까지 이르지만, 주님은 독생자 아들까지도 탕자를 위해 내어주는 탕부(蕩父)이시다.
바이블 리딩 - 사사기 17 ~ 21장 (47일째) : 왕이 없어 스스로 왕이 되었던 사람들 (0) | 2022.03.04 |
---|---|
바이블 리딩 - 사사기 13 ~ 16장 (46일째) : 자기 소견대로 사는 삶의 末路 (0) | 2022.03.03 |
바이블 리딩 - 사사기 5 ~ 8장 (44일째) : Be faithful ! (0) | 2022.03.01 |
바이블 리딩 - 사사기 1 ~ 4장 (43일째) : '자기 판단'이라는 우상 (0) | 2022.02.28 |
바이블 리딩 - 여호수아 19 ~ 24장 (42일째) : 오직 주님만을 ! (0) | 202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