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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살아보기, 하동 의신마을 23일째 ; 악양면 귀촌인 노전요 도자기 체험

농촌체험 살아보기

by 풀꽃처럼 2023. 4. 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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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전요를 방문해 도자기 소품을 만드는 체험을 했다. 노전요 작가는 타지에서 도자기 공부와 경험을 쌓은 후 귀향한 경우다. 청년들이 귀촌하며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모습이 흐뭇하다. 도시와 농촌이 구별 없이 직업을 이어갈 수 있는 모습이 이상적이다.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삶의 영역들이 확장될 때, 지역소멸이 아닌 지역활성화가 당겨지지 않을까.

주인장인 노전요 작가

그동안 한국의 지자체들은 일본의 시골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지역활동가의 말이 떠올랐다. 한국의 시골들도 마을마다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곳 악양이 선두에 서 있을 만큼 활동적이다. 하동군의 유입인구가 유출인구보다 많다는 건 그만큼 하동이 매력적인 곳이거나,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려는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결국은 시민들이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곳 노전(蘆田)이란 명칭은 갈대밭이란 뜻이다. 노전마을에는 도자기를 굽는 곳이 두 곳이 있다고 한다. 체험자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부드러운 흙을 어루만지며 각자가 상상하는 소품들을 만들었다. 머그컵, 막걸리 잔, 재떨이 형상은 삐걱거리는 손을 거치며 항아리가 되기도, 그릇이 되기도 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흙이다.

도자기 소품 제작중인 체험자들
모습만 본다면 장인들이다 ^^;;
생각대로 나오지 않은 의외의 작품 ^^;

인간도 세상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대로 된다면 인생은 얼마나 따분할까.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호기심은 증가한다. 코너를 돌 때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의외의 즐거움에 웃음 짓기도, 좋지 않은 결과에 겸손해지기 한다. 그러면서 인생은 찰흙 하나하나를 삐뚤빼뚤 올리면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인간이란 자기만의 질그릇을 만들어간다. 소나무가 굵어지기 위해 껍질들이 뜯어지고 갈라지듯, 사람도 커지려면 갈라지는 고통까지도 자기가 끌어안아야 한다.

악양면 축지리의 수령 600년 가량의 소나무, 문암송의 거친 표면

체험자들보다 먼저 귀촌한 노전요의 젊은 도자기 작가를 만나 한나절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도자기 소품을 만든 후 나선 공방에서 바라본 악양벌판을 에워싼 산허린엔 산안개가 둘러져있다. 시골은 항상 다른 풍경을 눈에 새겨준다. 도시의 획일적인 건물과 불빛에선 느낄 수 없는 삶의 여백이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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