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식은 차와 함께 먹는 과자로 신라와 고려시대부터 생겨난 문화다. 다식을 만들려는 재료의 가루와 쌀가루, 꿀과 소금의 조합으로 만든다. 오늘 다식의 재료는 단호박, 녹차가루, 블루베리다. 시간 편의상 체험자들은 다식 모형틀에 넣어 완성하는 단계만 참여했다.
하동 야생차 체험관 강사의 지도로 다례가 이루어졌다. 자리에 앉아 명상과 심호흡으로 심신을 안정시키고 다례의 순서에 따라 익숙지 않은 손놀림으로 긴장들 했다. 다례 역시 차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이 동작과 차를 따르는 과정에 나타난다.
인문학(人文學)은 사람이 그리는 무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늬로 결을 다르게 그려왔다. 나무마다 나이테가 다르듯이 부모와 부부, 가족 각자의 무늬도 다르다. 각자의 살아온 무늬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다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다례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기보단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의 무늬가 더 중요하다. 다례라는 의식도 중요하지만 다례를 진행하는 본질이 더 소중하다. 사람(人)이란 모양자체가 두 개의 작대기가 서로 지지할 때 바로 선다. 내가 주인이고 상대방이 지지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먼저 배려하고 지지해 주는 관계가 될 때 인문학은 완성되지 않을까.
다례를 진행할 때 다기의 배치도 허투루 놓여 있는 게 아니다.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한 배치다. 차를 따르는 것도 한 번에 따르면 찻잔마다 맛이 다르기에 서너 번에 나눠 따르고, 첫 잔과 둘째 잔의 맛을 고려해 찻물량도 조정해야 한다. 다례의 순서에 매몰되어 한꺼 번에 기억하기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으로 한다면 무리는 없을 듯하다.
다례 체험을 마치고 나오니 밖은 하동 야생차 엑스포 준비에 한창이다. 5월 4일부터 진행될 부스들이 설치되었다. 차를 따르는 상징물이 임박한 축제만큼 들뜨게 만든다.
오후에는 야생차밭에서 찻잎을 따는 체험도 잠깐 했다. 초보자들이기에 본격적인 찻잎을 따는 것을 불가능하다. 한 움큼 딴 찻잎을 반찬으로 먹기 위해 가져왔다.
아침에는 쌀쌀하고, 한나절은 무덥다. 의신마을에도 산 밑에서부터 점점 여름이 올라오고 있다. 아침에 입은 겨울옷이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회색 가지만이 찬공기에 노출된 계절에 왔는데 지금은 녹색잎들이 무성한 숲으로 변했다. 하루하루 행복한 날들이 화살처럼 지나가는 것 같아 여간 아쉬운 날들이 아니다.
♬ 의신마을 사무장이 만든 오늘 체험한 동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EIaUq8_J0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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