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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運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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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꽃처럼 2023. 6. 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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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사전에 운동이란 물체(物體)가 시간(時間)의 경과(經過)에 따라 위치(位置)를 바꾸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운동이란 끊임없이 위치를 ‘바꾸어야’ 하는 동사다. 인간이 태초에 선악과를 따먹는 불순종으로 낙원에서 추방될 때, 하나님은 남자는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할 것이라고 선언한다(창 3:19).

남자의 운명은 땀을 흘려야 할 운명이다. 땀을 흘리기 위해선 움직여야 한다. 운동해야 한다. 살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누군가는 일터에서, 경기장에서, 산과 들에서, 바다에서, 집에서 움직여야 한다. 세상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란 장애물(창 3:18)이 자라나는 만큼 남자는 땀을 흘리는 수고를 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세상의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인간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할 운명이다. 그런 희망이 없는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왕의 자리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인간의 고난을 짊어지고 십자가의 죽음으로 걸어갔다.

 

예수 그리스도는 40일 금식할 때 사탄으로부터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면 돌을 떡이 되게 하라(마 4:3)는 유혹을 받았다. 결혼 축하연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들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는 등 충분히 자신을 증명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탄이 보기에는 네 가지의 유혹에 무기력하게 보일 수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악을 선으로 이기는 운동으로 짜릿한 역전을 일구었다. 사탄의 유혹, 세상 집권자들의 음해와 시련이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뛰어넘었다. 세상은 철저히 위로 오르는 운동을 한다. 지위, 명예, 재산, 권력, 학연, 혈연, 지연을 동원해서 오르려 할 때 예수 그리스도는 철저히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역전의 운동을 했고, 그 아래의 끝은 십자가의 죽음이란 운동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했고, 그를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가시덤불과 엉겅퀴로 수고로운 삶 속에 던져져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진다는 건 세상과 다른 길로 간다는 말이다. 역전을 일구는 운동은 세상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게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에는 그러했을지라도 믿고 난 후는 그러해선 안된다.

 

행복은 위로 오르는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아래로 내려가는 가치 전도의 운동이다. 인류세의 시대에 속도와 성장이 아닌 방향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의 당연한 운동이 아닐까.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만족이며, 이성이 아닌 믿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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