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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 탄소없는 의신마을 산골일기 : 캔버스

일기/산골일기(하동 의신마을)

by 풀꽃처럼 2024. 11. 1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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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쉬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카메라 앵글 속으로 그림처럼 들어온다. 가을이 되면서 높은 하늘은 바람을 긁어 구름을 붓칠처럼 빗어내린다. 해는 조각구름 뒤에서 기도하는 모습의 구름에 조명효과를 넣어 구도자의 자세로 그린다. 좁은 카메라 렌즈에 투과된 캔버스 위에 역동적인 자연의 순간을 담는다. 일초도 머무르지 않고 하늘을 캔버스 삼아 일필휘지로 그려댄다.
 
비 온 후 흐린 날은 가까운 곳은 녹색으로 먼 곳은 흑백으로 넘실대는 그림을 그려댄다. 능선에서 못다 한 붓질은 구름 잔상이 되어 겹겹이 패스츄리로 그 깊음을 드러낸다. 자연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무궁무진한 살아있는 그림들을 그려댄다. 멀리 삼성산 능선은 청학동을 품고 있다.
 
흐린 날은 흐린 날로, 맑은 날은 맑은 날로 하늘 캔버스는 춤춘다. 붓도 물감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자연을 그린다. 자연처럼 흘러가는 삶, 그런 삶이 인생의 캔버스에도 그려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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