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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하루> 이기는 방법은 어려울지라도, 지지 않기는 쉬울 수 있다.

독서

by 풀꽃처럼 2021. 5. 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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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거울에 비춰보지 못하는 크고 작은 영혼의 생채기가 있다.
이화열, <지지 않는 하루> 中

저자는 직장암이라는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도 담담함을 애써 잃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책에 나오지 않는 고백이 있을지도 모르나, 책에서 만큼은 꿋꿋하다.  고통이 인간을 담금질한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직접 그 과정을 통과할 때는 그렇게 괴로울 수가 없는 단어다.

해산하는 고통이 있어야 생명이 나온다.  겨울의 차가운 땅 속에서 씨앗이 견디고, 자신이 찢어져야 땅을 뚫고 생명은 나온다.  

책을 읽는 내내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도, 단단한 삶을 살고 있음이 전해져 온다.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과 뚜벅뚜벅 아무렇지도 않게 밀고 나가는 태도, 보통 내공이 아니다.

난 책을 슬렁슬렁 읽지 자세히 파고들지는 않는다.  그렇게 읽고 났을 때 내게 남는 건 그 책의 내용 자체가 아니다.  그 책을 통해서 내가 판단한 것, 감동받은 것, 상상한 것뿐이다.   -몽테뉴

몽테뉴와 그녀, 내가 책을 읽는 방법이 유사하다는 점에 위안받는다.  책을 읽고, 그 책의 주요 내용이 무엇인지 한 때 정말 한 때는 그렇게 긴 문장을 고민하며 기록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건 작가의 의도이지 내 피가 되고 살이 되진 않는다.  작가의 의도를 따라간다면, 오히려 독자는 작가로부터 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 책이라도 내게 인상이 남았던 부분을 내 몸에 부착시킨다.  

길게 쓸 이유도 없다.  그저 목이 칼칼할 때 생수 들이키듯 갈증을 해소하듯 그렇게 지나쳐 버린다.  한결 책읽기가 부담없다.  어차피 정답없는 인생이며, 누구나 시한부 인생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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