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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하나님>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독서

by 풀꽃처럼 2021. 6. 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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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으로서 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된 것은 주변부의 시선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외부인과 외국인, 버림받은 자, 하갈과 같은 사람들의 관점에서 성경을 읽기 시작한 것이 핵심이었다. 처음엔 낯선 외부인이었으나 나중엔 하나님의 가족으로 편입된 사람들에 대해 성경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전에는 몰랐다. 환대와 소속은 성경의 허다한 이야기를 아우르는 중요 주제다.
캐런 곤잘레스, <보시는 하나님> 中

나오미, 룻, 아브라함, 요셉, 야곱, 여호수아, 모세, 다윗, 예수 그리스도 이들의 공통점은? 난민출신들이다. 그동안 기존 교회들의 설교는 성경의 뼈대를 이루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약속을 성취하는 하나님 중심의 신앙관이었다. 성경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가 한 때는 나그네 였음을 잊지 말것을 지적했지만, 그들은 기억하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내가 알고 있었던 주류들이 모두 나그네인 난민 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중시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한다.

한국도 일제식민지배 시절 만주와 중국으로 이주했던 난민시절이 있었다. 그런 우리가 지금은 오히려 난민에 대한 심한 편견을 갖고 있다. 게다가 GDP인종주의로 백인과 가족을 이루면 글로벌 가족이 되고, 동남아 국가와 가족을 이루면 다문화 가족으로 부른다. 단일 민족으로 이루어졌다는 우리끼리 사고는 비뚤어진 방향으로 노출되고 있다. 어려울때는 도움을 요청하고, 배부를 때 요청을 거절하는 건 예의에도 어긋난다.

한국일보의 팩트체크 기사에 의하면, ① 한국인의 세금으로 난민에게 펑펑 쓴다는 주장은 틀렸다. 난민 관련 예산은 2020년 기준 약 25억 원으로 정부 총예산의 0.0004%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통역비·출장비 등의 행정적 인건비일 뿐이고, 별도의 법이 명시하지 않은 이상 난민들의 생활비로 지급되는 예산은 없다. ② 난민들이 국내에서 마구 범죄를 저지른다는 주장도 틀렸다. 난민 관련 범죄는 아직까지 명확한 통계가 존재하지 않으나, 외국인 관련 범죄 자체가 내국인에 비해 적은데다 그나마 외국인 범죄자들의 국적도 난민 신청건수 상위국과는 무관하다. ③ 정부의 온정적 행정으로 인해 난민들이 무차별적으로 몰려든다는 주장도 틀렸다. 2020년 한 해 동안 몰려든 난민 6,684명 중 법무부가 인정한 난민은 69명으로 인정률이 불과 1%에 지나지 않으며, 법무부는 앞으로도 난민 신청의 허들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④ 난민들이 빈곤을 이유로 돈 벌러 왔다는 주장도 틀렸다. 경제적 빈곤은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난민의 정의 자체에 부합하지 않으며, 최근 11년 간 난민 자격이 인정된 외국인 88명을 살펴보면 종교인·인권활동가·대학생·교사 등으로 구성된다. ⑤ 유럽이 난민으로 비상이 걸렸다는 주장도 틀렸다. 유럽난민기구의 2019년 글로벌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난민의 85%가 유럽이 아닌 인접국에 체류 중이며 이들 국가들은 대체로 개도국인 경우가 많고, 난민으로 비상이 걸린 유럽 국가는 독일이 유일하지만 유엔난민기구 대표는 그것 역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출처:나무위키).

2018년 5월 제주에 예멘 난민이 들어왔을때 기독교 내에서 찬반이 뜨거웠다. 성경을 관통하는 뼈대의 인물이 난민 출신인데 정작 교계에선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엔 귀를 닫았다. 성경의 의미가 무색해진 사건이었다.

최근 난민 인정자 국적별 현황에서 2015년부터 미얀마가 가장 많은 난민 인정을 받았고, 다음으로 에티오피아로 나타나고 있다. 다가오는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난민법을 통과시킨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국적에 상관없이 이웃사랑을 베푸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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