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머리는 99퍼센트가 남의 말과 아이디어로 되어 있다고 한다. 스스로 만들어낸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 사람이 무엇을 읽었는가를 통해 그의 머릿속을 꿰뚫을 수 있게 된다.
우에노 지즈코의 <느낌을 팝니다> 中
가부장적 가정에서 자란 우에노 지즈코는 운전석 자리보단 항상 보조석 자리에 걸맞는 교육을 아버지로부터 받았다. 48년생인 저자를 생각하면 당연한 사회였다. 저자는 인형의 집에서 뛰쳐나와 교토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다. 사회학자이면서 일본의 여성문제에 앞장서 싸움닭처럼 살아왔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홀로사는 즐거움과 비법(?)에 관한 책들을 많이 썼다.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과 서재를 보면 성격을 알 수 있다. 어느 집에 가더라도 책장을 훑어보는 습관이다. 서재에 진열된 책들을 통해 그 사람을 추정할 수 있다. 스마트 기기를 매일 사용하는 사람에게 개인형 맞춤형 광고가 노출되듯 현대인은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처럼 내일 동선이 어떻게 될지는 구글만 보면 알 수 있다. 우리의 머리도 타인의 말과 SNS정보들로 도배되어 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몸에 부착시켜 자기 의지를 확고하게 다진다. 나와 다른 생각을 캐는 것보단 내재된 정보를 강화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홍세와의 <생각의 좌표>는 사고의 전환이 된 책이다. '내 생각이 과연 내 생각인가?'란 의문을 던지게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이 내 생각인지 어디에서 주워들은 말을 앵무새처럼 말하는 것인지 항상 생각하란 의미다. SNS에 흘러다니는 파편이 사실인지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과거 미디어가 한정된 독과점 체제의 정보에서 지금은 1인 미디어 홍수시대에 정보는 더 이상 정보가 아니다. 정보와 스펨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는 개인의 부담이다.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연령'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나날이 탐험하는 중이다.
<위의 책> 中
늙어간다는 의미보다는 하루하루 새로운 인생을 탐험한다는 말이 흥분되게 만든다. 나이든다는 건 정점에서 내려오는 후반기처럼 사고하기 보단 미지의 영역으로 탐구할 때 뇌는 다시 도파민을 배출한다. 더 이상 나이드는 건 쇠락이 아니다. 탐험이다. 에너지다. 홀로 가든 둘이 가든 여럿이 가든 인생의 탐험가다. 멋진 삶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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