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을 구성하는 5가지 가치
첫째, 존중의 가치다. 존중의 가치란 내가 만나는 무수한 타자들을 나와 평등한 동료 인간으로 생각하며 존중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에서, 편의점에서, 음식점에서, 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 또한 택배 노동자, 경비원 등 이 모든 이가 나의 동료 인간이다.
둘째, 인내의 가치다.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르듯, 삶의 방식이나 사유방식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나의 기대나 기준을 절대화시키고 싶은 유혹을 과감히 물리치고, 그 다름을 받아들이며 기다리는 것이다.
셋째, 정직의 가치다.
넷째, 친절의 가치다. 우리의 인간됨을 실천하는 것은 거창한 명제나 행동만이 아니다. 친절과 같이 아주 사소한 것 같은 것에서 시작된다. 한 인간으로 다른 인간에게 가지는 배려이며,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무수한 타자들을 향한 고마움의 미소와 몸짓이다.
다섯째, 연민의 가치다. 연민은 '함께 고통함'의 감정이다. 연민의 가치는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보는 인식에 토대를 두고 있다.
선진국을 진정한 선진국으로 만드는 것은 경제와 테크놀로지와 같이 눈에 보이는 가치의 발전만이 아니다. 진정한 선진국이란 보이지 않는 가치가 사회에 확산되어 자리 잡은 사회다.
강남순, <질문 빈곤 사회> 중
선진국을 떠나서라도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다섯 가지 가치다. 이 중에서 하나만 기억한다면 존중의 가치가 아닐까. 상대방의 나이가 어떠하든, 어떤 옷을 입었든, 어떤 지위에 있든, 어디에 살든 인간 동료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인내, 정직, 친절, 연민은 따라올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자라면서 옷들을 하나씩 걸친다. 특히 한국사회는 눈치 사회다. 결혼식과 장례식 등 집안일이 있을때 어떤 사람을 어느 정도 동원하느냐로 평판을 과시한다. '나이가 몇 살이냐'는 싸움판이 벌어진 땐 어김없이 등장하는 선빵이다. '어디 출신이냐', '너그 아부지 뭐하시노' 등으로 상대방과 구분짓기를 한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내린 고질병들을 들추어 보는 것은 쉽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알 수 있다. 한국에 갇혀 지내면 그 폐악을 모르지만, 시선을 수평적으로 확대하면 볼 수 있다. 세계는 우물 안 개구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와 우물 속 다른 개구리를 보면 자신이 살았던 곳과 다른 곳을 보면서 각성한다. 외국에서 본 한국인이 한국의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다.
늘 머리 속에 맴도는 생각을 하나만 떠올리면, 인간은 '존재'로서 대해야지 '소유'로서 대해선 안된다. 상대방이 누구든 '존재'로 볼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이 걸친 외투(사회적 지위, 재산, 나이, 학연, 지연, 혈연...)인 '소유' 속에 있는 원형질의 존재인 인간으로서 존중 할려고 노력 중이다. 무의식 중에 그렇지 않게 불쑥불쑥 올라오는 못된 버릇이 나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인간은 원래 그런 이기적인 원형질이기에 자빠지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거다.
획일화되고 수직적 계급사회엔 질문이 들어서기 어렵다. 질문은 위층을 향한 거부와 반항으로 인식된다. 수평적 사회는 개별적 존재의 인간이 사유를 통해 나온 질문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자본이 신이 된 한국에서 지금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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