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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어원 달인의 마지막 비상

독서

by 풀꽃처럼 2021. 12. 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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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을 말해도 부족하지 않아. 생각이 곧 동력이라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중력 속의 세상이야. 바깥으로부터 무지막지한 중력을 받고 살아, 억압과 관습의 압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야 해. 가벼워지면서 떠올라야 하지. 떠오르면 시야가 넓어져."
김지수, 이어령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中

이어령 선생의 생전 마지막 책일 가능성이 높다. 암과의 동거를 통해 불편한 몸으로 그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출판되었던 주제별 책과는 다르다. 인생을 마무리 하는 책이다. 선생의 책을 읽을 때마다 머리에서 종이 땡땡 울리는 경험을 했었다. 어원을 찾아서 기존 낱말을 해체시키고 새로운 개념의 풀이를 볼 때마다 딱딱한 내 생각을 얼마나 많이 깨친지 모른다.

생각하는 힘은 세다.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관습에 익숙해지고, 나도 모르게 강요했던 적이 얼마나 많은가. 아직도 내겐 촌수를 따지는 불편한 관계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어린 아이에게 존대말을 사용하는게 이해가 안된다. 어른 앞에서 고개를 돌려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것도, 생전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의 결혼식과 고인의 장례식을 가야하는 것 등 이해못할 경우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어린아이의 생각은 두뇌에서 자유스럽게 연결할 수 있지만, 성인으로 자라면서 온갖 관습으로 뇌는 석회화 된다. 기존 사회에서 유체이탈해 사회를 조망하는 눈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관습을 벗어나 세계 시민이란 시선으로 기존 사회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하는 근육의 적은 관습이다. 관습을 벗어나기 위해선 생각 근육을 키워야 한다.

어원의 달인이자 창조적 생각의 표본이 토해내는 마지막 생각들을 하나하나 줍고 있다. 이전 책보다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선생의 마지막 책이라는 의무감에 빚진 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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