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귀농귀촌 살아보기 체험에 대해 도움을 주고, 여러 가지 정보와 함께 체험자와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담자는 도시에서 시골로 귀촌한 지 12년째이며, 귀농귀촌 체험마을을 돌아가며 중간점검과 함께 체험자들과의 상담을 통해 시골에 연착륙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은 전라도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된 사업이며 올해 3년째 진행 중이다. 경남은 현재 13곳에서 귀농귀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청년층의 시골유입을 유도했다면, 지금은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 타개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소멸은 서울공화국을 제외한 전 도시와 시골이 앓고 있는 공통 현상이다.
도시에서 수십 년을 살면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골에 정착해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실패한 사례도 많다고 한다. 도시민들이 보기에는 남향이고, 좋은 땅으로 보여 낭만적인 전원주택을 지었지만, 몇 년도 안돼 적응에 실패해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시골 현지인들이 군집을 이뤄 사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루이틀 살아온 게 아니다. 오랫동안 그 지역에 집을 짓고 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인들은 현지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전망이 좋은 곳을 선호한다. 그러나, 현지인들이 집을 짓지 않는 지역에는 이유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 도시인의 눈으로 집을 짓다가는 살면서도 불편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할 때도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불편을 줄여 시골에 연착륙을 하기 위해 3개월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골살이에 선발된 사람들은 한 달 15일 이상 숙박과 15개 현지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조건이다. 현지에 머무르며 현지에 정착한 사람들과의 간담회, 현지인들이 운영 중인 사업 참관과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지역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체험기간이 끝나면 '귀농인의 집'에 1년(연장 1년 포함 최장 2년) 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올해에는 귀농인의 집에 귀농귀촌 체험자에게는 가점을 부여해 체험을 독려한다. 귀농인의 집은 시골 빈집을 활용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빈집을 수리해 소유주로부터 7년간 임차해 귀농귀촌인들에게 제공한다.
시골살이를 결심했다면, 농업인의 자격을 획득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농지를 최소 300평 소유(임차도 가능)하고 기타 필요한 조건을 갖출 경우 세금감면, 교육 등 여러 가지 혜택이 많다고 하니 필히 고려해 볼 만하다.
귀농인의 집에 입주하지 않더라도 시골에서 월세로 살면서 현지의 상태를 파악함이 우선이다. 시골살이는 도시처럼 꾸준한 직업이 있는 곳이 드물다. 꾸준히 삶을 영위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도시는 여가시간을 즐길 곳이 많지만, 시골에는 없기에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분야는 필수다. 도시는 화려함을 추구하는 대신 계층 간 차이가 심각하다. 반면 시골은 화려함은 추구하지 않지만, 기복 없이 평균은 유지할 수 있는 곳이다. 시골 현지인이 되면 소일거리는 충분히 넘친다는 말이다.
추가로 도시의 청년 취업 문제가 심각한데, 이러한 도농 간의 차이점을 줄이는 방법을 찾으면 도시의 청년들도 시골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선 노동자들에게 워라밸은 실현이 상당히 어렵지만, 시골에선 어렵지 않게 워라밸을 이룰 수 있다. 단, 도시처럼 안정적인 직업과 화려한 계층 상승을 이룰 직업을 벗어던진다면, 꾸준한 일과 안정적인 삶으로 워라밸을 이룰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태도의 변화, 생각의 전환이다. 뭐든 맘먹은 대로 된다는 말은 이 경우에도 해당한다.
오늘 첫 모임을 가지면서 이런저런 주의사항과 시골살이 아이디어를 나눴다. 앞으로 두세 번의 만남을 통해 체험자 모두들 유익한 정보를 나눌 것으로 기대된다.
오후에는 의신마을 내에 있는 '지리산 반달 작은 도서관'에서 독서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제부터 내린 비는 오늘까지 가랑비처럼 흩뿌리며 날린다. 하동군내에는 모두 10곳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하동군내 하동읍과 9개의 면에 1곳의 작은 도서관이 있어 주민들의 좋은 독서 공간이 된다. 흩뿌리는 산속 작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아니면 이제 며칠 농촌 체험 살아보기 한 치기 어린 어릿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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