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2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45조여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3.1%를 차지했다. 2022년 말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7%인 반면 의료비는 43.1%를 차지해 노인 진료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월평균 치료비는 43만 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월평균 진료비보다 약 2.6배 높았다.
미국의 도시연구소(Urban Institute) 자료에 의하면 1명의 고령 인구를 부양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이 1명의 아동을 부양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노동 인구가 줄어들면 고령 인구의 비중이 늘어나 의료와 노인 간병 분야에서 일할 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진다. 앨런 말라흐, 『축소되는 세계』 중
202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고령친화산업 육성사업 보고서’에 의하면 요양,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 실버산업 관련 시장 규모는 2010년 33조 2,241억 원에서 2020년 124조 9,825억 원인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쌍생아다. 저출산이 지속될수록 고령화 추세는 빨라진다. 2019년 동아일보가 만든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에 의하면 아이 1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키는데 3억 8천여만 원이 든다.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 자료에 의하면 자녀 1인 기준 6천만 원을 결혼자금을 지원했다. 아이 1명을 결혼시키기까지 평균 4억 4천만 원 정도 필요하다. 요즘 세대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라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의하면 2023년 상반기 인력부족으로 문을 닫은 기업이 110개 사가 넘었다. 전년 동기간보다 80% 증가했다. 2040년에는 약 1,100만 명 모자랄 것으로 예측한다. 2022년 55세 이상 노동자가 36%로 향후 노동인력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한국 고령화 사회의 선례가 된다. 한국 고령화 사회의 현재는 연금수급 시기와 소득대체율, 정년 연장 등이 신구세대의 갈등이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진행될수록 소득불균형은 더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전세대에 걸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2018년 영국 요크셔의 지방도시 반즐리(Barnsley)는 시 예산의 62%를 복지비에 지출했다. 이 중 대부분은 노인 돌봄에 사용되어 다른 지출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 고령화가 어느 정도 피크에 이르기까지 국가는 늘어나는 고령화 관련 비용에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노동인구의 감소, 사회보장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청년층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에는 다케오 시립 도서관처럼 전국에 공공 도서관으로 도시의 매력을 이끌고, 지역을 살린 사례들이 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중소도시 중에는 인구 유출, 고령화 등으로 도시가 소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곳이 여럿이고 행정의 과제가 막중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행정이 앞장서서 도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 이시카와 현립 도서관, 구름위 도서관, 우미미라이 도서관, 21세기 미술관 등은 일본 중소도시가 살아남기 위해 문화예술의 힘을 이용하며 도시 혁신을 이룬 결과다. 최현희, 『사랑받는 도시의 선택』 중
시골에서 청년층은 저녁에 할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인근 진주시가 생활권이었는데 직장이 하동군이어서 하동읍에 거주를 마련한 청년의 호소다. 일본의 중소도시처럼 문화 인프라를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예술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마을에는 본격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어머니들이 보육소에 아이를 맡기고 같은 입장의 엄마 친구들(물론 아빠 친구도 상관없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멋진 카페나 디저트가게가 있다... 나기초 마을은 2017년, 현대미술관 옆에 화덕피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유치했다. 인구 6천 명 산촌 마을에 점심때부터 가게 앞에 줄이 늘어서 있다. 고객의 80퍼센트는 여성이다. 우치다 다츠루, 『인구 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중
일본 나기초 마을의 출산율은 3명에 육박한다. 일본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을 정도로 젊은 층이 많다. 유럽은 공공예술을 장려해 저녁이면 사람들이 거리 예술을 감상하며 산책한다. 이웃 일본의 중소도시도 지역소멸을 넘어서기 위해 도서관과 미술관 등을 통한 문화예술로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인근 도시와의 교류로 관계인구를 늘리고 있다.
유럽과 동북아시아는 그동안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한 결과 임계점에 이르렀다. 유럽으로부터 시작된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는 이제 일본, 한국, 중국까지 이르렀다. 유럽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연착륙했다. 이제 그 바통은 일본, 한국, 중국의 몫이다.
참고문헌
1. 이연지. (2024). 글로벌 리포트 고령화로 일손 없어 日기업 줄줄이 도산_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사활 걸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 112, 92-93.
2. 앨런 말라흐. 『축소되는 세계』. 김현정(역). 사이. 2024
3. 최현희. 『사랑받는 도시의 선택』. 헤이북스. 2024
4. 우치다 타츠루 외. 『인구 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위즈덤하우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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