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산다는 건...날씨가 좋으면 육안으로 인접국가 일본 영토를 볼 수 있다는 거다. 유럽은 나라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어 국경이 인접한 경우 창문을 열면 이웃나라를 볼 수 있다. 중국은 인접국가가 16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한국은 부산에서 날씨가 화창하면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오늘은 대마도가 보이는 날이다. 바다는 맑고, 하늘은 가을이고, 물결은 잔잔하고, 미세먼지는 약하다. 대마도가 수평선에 걸쳐 보인다. 코로나로 나라간 이동이 멈춰선 지금 눈이라도 이웃나라를 본다는 위안감이란...
지금은 해운대 부산엑스더스카이 99층 라운지에서 오후의 디저트와 함께 광활한 바다를 전망중이다.
세계 마천루 순위는 1위가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할리파(828m), 4위 서울의 롯데월드타워(554.5m), 11위 상하이의 세계금융센터(492m)다. 부산 엘시티 더샵 랜드마크타워(411.6m)는 35위로 세계 순위에서는 뒤처진다. 한국에선 두번째 높이다.
상하이 세계금융센터 전망대에서 아래를 향한 통창에서 본 광경보다 부산에서 내려다 본 전망이 더 아찔하다. 바닷가를 위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높이의 효과를 높인다. 어쩌면 서울 롯데월드타워보다도 공포감이 높을 지 모르겠다. 상하이와 서울을 가지 않더라도 날씨가 좋을 때 해운대를 방문한다면 해외의 어디 못지 않은 광활한 바다의 풍광과 가슴이 꽉 찰 정도로 터지는 풍만한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부산에 산다는 건, 생각할수록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발트와 옥색 바다가 마음을 채운다. 마치 화판에 채워지는 그림같다. 일렁이는 하얀 파도와 포말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배들은 화폭을 가로지르는 전위예술 같다.
산업혁명 이전, 프로테스탄트의 칼빈이 노동을 통한 재산축적이 신의 뜻(소명)이라고 말하기 이전에는 농노라 일컫는 노동자들은 일보다는 여가를 즐겼다. 대량생산이 아니었기에 필요한 생산품을 소량 생산했다. 물질은 풍족하지 않았지만 여유를 누리는 삶이었다. 산업혁명에 의해 촉발된 자본주의 기관차는 오늘날 소비 자본주의 끝장을 달리고 있다. 더 소비하기 위해 노동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체제를 자본주의는 구축했다. 자본주의의 일방적 승리다. 인간성은 참패했다.
2021. 11. 23(화) 1457 대마도가 육안으로 보이는 부산 엑스더스카이 99층 라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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